평소 샤갈은 관심있는 작가는 아니었지만,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 이 전시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병원 갈 일이 있었는데, 운좋게 병원에 멀지 않은 곳에서 해당 전시를 하기에 보러 가기로.
해당 전시는 후기를 봤을 때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라 뭐때문에 그럴까 했는데, 아무래도 대부분이 판화작품이라 그런 듯하다.
내가 느낀 해당 전시의 후기는 간단히 말하자면
'참 전시 제목 잘 지었다'
비꼬거나 그런게 아니라, 전체 작품 구성에 딱 맞는 이름이어서다. 샤갈의 러브 앤 라이프 라니.
유명한 작품은 거의 없는, 판화 위주의 전시회였지만, 샤갈의 일생과 그의 아내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나의 경우 도슨트를 듣고 감상했는데, 시간의 여유만 된다면 도슨트를 듣고 오디오가이드를 들으며 관람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특히 이번 전시회의 경우 작품의 전시라기보다 그 사람의 일대기에 대한 이야기에 작품은 양념정도의 느낌이라
(내가 판화를 잘 몰라서 더 그럴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도슨트를 듣거나, 오디오가이드를 들으며 감상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아니면 마르크 샤갈이라는 인물의 일대기에 대해 미리 알고 간다면 작품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래에 기재할테지만, 각 세션별 전시 내용에 대해서도 미리 알고 간다면 더 좋을 듯.
내가 간 날은 방학 약간 전의 평일 오후 5시쯤이었는데, 도슨트가 5시, 6시에 있어서 외부에 물품도 구경하고 전시장 앞 사진도 찍고
6시까지 기다려서 도슨트를 들었는데, 관람 시간이 부족해서 좀 아쉬웠다. 천천히 꼼꼼히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면 좀 일찍 가는게 좋을 듯.
평일 오후라 그런지 사람은 별로 붐비지 않았고, 관람 공간이 넓진 않았으나 편하게 관람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사람이 많은 날에는 좀 좁게 느껴질수도... 복작거릴 거 같은 느낌이다.
< 예약 및 관람에 관해 >
원래 예약가는 성인 15,000원. 네이버 인터넷 예약시 12,500원에 예약할 수 있었다.
근데 전시장에 갔더니 ㅎㅎㅎㅎㅎ gs칼텍스 카드가 있거나 syrup 회원이면 3,000원이 할인됐음;;
오디오가이드까지 포함하면 그래도 인터넷 예약이 더쌈. 뭐 사실 몇백원 차이라 큰 차이도 아니지만 왠지 ㅎㅎ
도슨트는 전시에 대해 가이드를 해주는 것으로, 관람 전에 듣는 것이 젤 좋은 것 같고 시간이 많다면 관람 중에 들어도 관계는 없을 듯.
가격은 무료이고, 정해진 시간에 관람하는 곳 입구쪽에서 시작하는 듯하다.
도슨트 진행자가 사람들을 몰고다니며(?) 작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식의 그림을 많이 그렸는지 등을 설명해주고,
각 세션마다 다니면서 해당 전시장의 그림 감상 포인트와 작가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들려준다. (물론 그냥 넘어가는 세션도 있음)
이날은 대략 30~40분 정도 소요된 듯. 그림 감상은 도슨트를 다 듣고 다시 진행해야하므로 그냥 설명에 귀기울이는 편이 좋은 것 같다.
오디오가이드는 작품 중 오디오 표시된 곳에 가면 대부분 자동적으로 설명이 나온다.
하지만 요기는 오디오가이드를 대여하지 않았기에 잘 모르겠지만, 아마 똑같은 구조일듯.
< 전시 내용에 대해 >
각 링크 : 전시장 구성 / 마르크샤갈 나우위키 (전시장의 구성은 홈페이지에서 대략적으로 볼 수 있다.)
첫번째 전시장은 첫만남 / 초상화 그리고 자화상 이라는 2가지 세션이 있었는데 작가의 사진과 고향인 비테프스크, 아내와의 만남
에 관련된 작품들이 전시되어있었다. '비테프스크 위에서' 라는 유화 작품은 넘 맘에 남아서 결국 나올 때 엽서 한장 사왔음 ㅎㅎ
샤갈은 유대인이며, 러시아 출신의 프랑스 초현실주의 화가이다.
가난한 형제 많은 집의 장남으로 태어난데다 유대인이라 핍박받으며 힘들게 살았지만,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이었으며, 열정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고향도 사랑하고... 그냥 좀 사랑많은 사람 ㅎㅎ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자신에게 큰 영향력을 끼친 사람을 크게 그리는 그의 그림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어쩌면 좀 이기적이란 얘길 듣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나는 자식의 꿈을 지켜줄 수 있는 부모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
두번째 전시장은 나의 인생 이라는 세션이었는데, 그가 35세때 자신의 자서전을 쓰며 거기에 삽입한 판화작품을 전시한 곳이었다.
사실 그림을 잘 아는 편이 아니라, 판화작품은 상당히 생소했는데 예전에 가지고 있던 아주 옛날 책의 삽화그림이 생각이 났다.
그러고보면 옛날 우화나 동화책의 경우 이런 느낌의 판화그림이 삽화로 많이 들어가있었던 것 같다.
이 전시장에서는 나의 인생이라는 자서전 내의 삽화작품과 함께 그 자서전의 내용 중 그 삽화에 어울리는 글귀들이 쓰여있었다.
그의 가족과 그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 등에 대해 담겨있어 자서전의 내용을 읽는 느낌이었다.
세번째 전시장은 연인들 이라는 세션이었는데, 아내에 대한 사랑이 많이 느껴진 곳이었다. 그나마 유화가 몇점 더 전시된 곳이다.
해당 전시에선 유화작품이 많지않았는데, 그나마 유화가 서너점 있었던 곳 같다. (아주 유명한 작품은 안 보였지만)
첫번째 아내 벨라에 대한 얘기를 듣고 참 정열적이구나 생각했는데, 그만큼 사랑, 연인에 대한 주제로 많이 그렸던 것 같다.
두번째인가 세번째 전시장 사이에 '나의 인생'에 맞춰 그의 일대기를 그의 그림으로 표현한 다큐멘터리와
그의 사랑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그의 유명한 유화 작품을 조합해 만든 대형 스크린이 있었다.
그의 유명 유화 작품을 조합해 만든 대형 스크린은 음악도 너무 좋고, 그림도 넘 예뻐서 두번이나 봤다. (덕분에 시간이 부족 ㅠㅠ)
나레이션도, 글귀도 다 맘에 들었다. 유화작품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준 곳이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또한 나의 인생이라는 세션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것 같은데 너무 나의 인생 세션을 꼼꼼히 봐서 그런지 중복느낌이.
해당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나의 인생 세션의 그림들을 보는 것이 더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약간 들었다. (애매하지만)
어쨌든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나의 인생 세션을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한번 더 둘러봤다;
네번째 전시장은 성서 라는 세션이었는데, 그 다음 블럭에서 스테인드 글라스 느낌으로 꾸민 곳이 더 환상적이었다.
스테인드 글라스를 가져와서 그런 느낌으로 해당 장소를 꾸민 것인데 빛을 비춰 알록달록한 색깔들이 들어오는 그 느낌이 좋았다.
성서 세션에는 성경 내의 이미지가 많았는데, 거기에 대형 그림이 하나 있었다. (비교적 최근에 그렸던 그림인 듯 하다)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라 그런지 성경의 일부분에 대한 내용을 알게된게 신기하기도 했고, 재밌는 체험이었다.
나머지 전시장들은 쭉 죽은 영혼들, 라퐁텐의 우화, 벨라의 책으로 연결되는데, 앞의 2개는 의뢰를 받고 삽화를 그린 것이고
벨라의 책은 샤갈의 첫번째 부인인 벨라가 낸 책의 내용에 맞춰 삽입한 삽화를 모은 것이다.
그가 유화를 그린 화가이기도 했지만, 판화가이기도 했다는 점이 신선했다. 당시에 의외로 많은 책들의 삽화를 그렸다는 것이 독특한 느낌.
앞선 나의 인생이란 세션과 비슷하게 삽화작품 옆에 해당 책의 글귀들이 있었는데, 시간도 없었고...
책의 내용을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간략하게 쓰여져있었던터라 판화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써는 좀 휙휙 지나가게 된 곳이기도 하다;;
그나마 도슨트를 들었기에 각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라도 설명을 들었지, 듣지 않고 그냥 본다면 감상이 조금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벨라의 책에선 다른 것보다 참 로맨티스트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는 것.
어쩌면 힘들었지만, 어쩌면 누구보다 행복한 인생을 산 예술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은 불행하던데;;)
한 사람의 일대기를 쭉 둘러본 느낌이 미술 전시를 관람했다기보다 영화 한편을 보고 나온 기분이 들었다.
그의 유명한 유화 작품을 기대하고 간다면 아마도 실망적인 전시가 될 것 같다.
낮에 간 예술의 전당, 나올 땐 이미 어두워짐 ㅎㅎ
판화작품이 많아 그런지 요런 교육 프로그램이...
아무래도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오는 분들이 많다보니 요런 행사도 많은 듯.
아이들이 잘만 들어준다면 좋을 것 같기도 한데... 아직 아이가 없어서 과연 잘 들을지 모르겠다.
티켓과 바깥쪽의 유화작품. (with 광고?)
가장 사람들이 많이 사진 찍던 포인트. (이 사진을 본 신랑은 어린이가 그린 그림이냐며 헐!)
판매장은 조그맣게.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는 판매장.
전시장 입구
뭔가 사는걸 좋아하지않지만, 그림이 예뻐서 사온 것들.
에펠탑의 신랑신부는 친구의 부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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